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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veyanne/최영애 2006.8.11.
앵가딘 계곡 352.jpg [06.08.17 00:26 / 442.6 KB / 105 hit]
따베얀 마을의  전경이다.
 마을 뒤편에서  내가  세어 본 바에 의하면  고작  20세대가   될까 싶은   아주  작은 마을이다.
사방으로  알프스 산에  둘러 싸여있는  해발, 약 1800 고지에 있는 마을인  이곳은,  어쩌면  이 사진의  잘  생긴  소처럼,  이 마을의   원주인은  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겨울에  마을의  마굿간에 있던  소떼는  초여름이면  알프스로  올라가는데  대체로  이 정도의 고지에 있는 알프스에서 방목하기 때문이다. 
 
이따금  유명하지 않은, 그러나  테마(?) 가 있는  그런 마을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이곳의 20년 지기인  한영국씨  조차도  놀란 표정이다. 
나는  본래가  유명하지 않은  조그만 마을에  매력을 갖고 있어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무심히  말미에  슬쩍 언급된 그런  단어나  구절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가지고  실마리를 풀어 나가노라면  의외의  소득에 회심의 미소를 짓곤 하는데,  이  따베얀 마을도 그 중의 하나다.
 
 
한국에서  온  친구 부부와의  나흘 간의  여정 끝에, 지도에 나타난  실같이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노라니, 드디어  누군가가 말한  자동차 한대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미  한쪽이  절벽인  아슬아슬한  길을 여러번  다녀 본 우리로서는  그다지  힘들지 않은,  '위험하지 않은 외길'이라고 할 정도여서  스릴을 느낄 사이도 없이 어느새  따베얀 마을에 도착이다.
 
따베얀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처음  만들어진  목적도  등산객들의  피난처 역활이어서  이름도  따베얀 레피지(피난처)라고  적혀있다.
그 위에  얹혀진  세모로 된   5개의   메트레스에  담요만 있는,  허리를 반쯤 구부려야  가능한  그런 방이  우리들  방이다.
바닥은  짚을 엮어서  깐 듯했고,  5개의  메트레스  사이로  동쪽으로 난  창문 앞에 서야만  겨우  제 키대로 설 수 있는 방이었는데, 그  창문은  지붕의 한 부분이어서 ,  마치    머리가  지붕을 뚫고  우뚝 서 있는 양상이라고나 할까.
불과  155센티  거인이라니!  그래도  기분은  그만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그래서 더운 물도 없다는  마을이라 하여,  기계 기술의  선진국인  스위스에서  전기가 없는 마을이라니   도무지  수긍이 가지 않아,  반드시 그 이유를 물어 보리라  별렀는데,  내 정보와는 달리  지금은  전기도  더운물도 있는  최소한의  문명의  혜택은  누리고 있는  마을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묵은  레스토랑 위의  옥탑 방엔  전기 시설을 하지 않아서  주인이 준  조그만 손 전등으로  더듬거리며  그 밤을 보냈다.
실상 ,  얼마전( 얼마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까지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는  자연을 훼손 시키고 싶지  않아서  주민들 자체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실, 스위스 인들의  자연 보호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세면장의 물은 어찌나  차던지  손바닥에 물을 받아, 얼굴에 가져 가기  조차도  쉽지 않았음이야!
제네바 시내에서도  빙하 녹은 물이라 하여  한 여름에도  그 차갑기가 대단한데,  2000미터 가까이  거슬러 올라온  물인지라,  거의 얼음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 도중에 길에서 산   누런 자두를 씼는데, 손이 시려  내 손의  세겹이나 되는  바깥의 남편을  부를까 말까 망설였을 정도이다.
식사 후에  하는 말이  더운 물  한 바가지씩은  줄 수 있다하나, 이미  고양이 세수를 마친  우리에겐  필요없네요, 진즉  말하던지.
 
전기가 들어 오지 않는 그곳에서의  가장 큰  이벤트는  먹거리이다.
이 레스토랑에는  식사를 위해서만   오는  손님들이  퍽 많아 보였는데, 왜냐면  적지 않던  식당의 사람들이  모두 돌아 가고, 잠자리에 든 사람은 우리들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밥 한번 먹자고  참으로  멀리도  올라 온다고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그것이  여유이리라.
 
고지대니 만큼  메뉴는 주로  치즈가  주 재료인데, 근처  20분 거리의  레쇼에서  직접 만드는  치즈를  쓴다고 한다.
대체로  퐁뒤를  먹으러  오는 것 같은데,  식당 안의  다소  역한  치즈 냄새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제네바 시내 ,  퐁뒤 레스토랑에서  손도  못 댔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내가  집에서  하는 퐁뒤는  마늘과  백포도주와  전분 가루를 넣어서  하는데,  그렇게 하면  전혀  거부감이 없다.
 
우리가 먹은 그날 저녁은,  식빵  두 장에  포도주를 듬뿍 넣은 후  야채를 얹은 다음에  치즈를 녹인  오븐 요리인데, 유감스럽게도  이름은 까먹었지만,  이 지방 사람들이  자주 애용하는 요리인 것 같다.
야외 테이블의  주  메뉴를  컨닝한 것이므로.
.
 
어스름  어둠이  스며드는 저녁 답에, 우리 네 사람은    산 등성이 보이는  야외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포도주를  건배하니  산속의  은둔자가   이러했을까 싶다.
지척의  제네바 시내의  34도  폭염이  의아스러운듯,  산장의  산뜻한  찬 기운은  며칠간의  여행으로  지친  몸  구석구석에   비 온 뒤의 청량함 처럼  산뜻하게 스며든다.  
바로  옆, 기슭에서는  목에 단  종을 쉴새없이  땡그랑  거리며,  먹거리인지  일거리인지  구별없는  소떼들이  음메 소리 한번 없이  풀을 뜯고.... 
 
우리가  흔히 보는 스위스  기념품 중에,   소의 목에 거는 종이 있는데,  이것은  알프스에서  방목하는  소들에게는  필수이다. 
하루 종일 , 혹은 여름 내내 방목하는 소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신호음인 것이다.
주로  놋쇠로  만들어진  이 종은  대체로   내  두 주먹 하고도,  두 배 정도의  크기여서  약간의  움직임에도  소리가  선명하게  울려서  어디서나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고요한  알프스 산 중임에야...
 
알프스  산중의  마을에서  늘 기대되는 것은   아침식사이다.
이곳에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식사를 했는데,
삶은 달걀을,  우리나라로 치면  유리 소줏잔 같은 것에  하나씩  담아서     따근한  반숙을 먹을 수 있었고,  덕분에  컵에  얹혀진  달걀을  어떻게  까먹는지,  그리고  내가  이 그릇을  왜 사야하는지  그  이유도  분명해 졌고,  짙은  갈색  빵과   조그만  도마에 얹혀진  한 덩어리  치즈,  역시  투박한  모양의  버터  한 덩어리,  집에서  만든 듯한  살구  쨈과  딸기 쨈,    따끈하게 데운  우유와  막  내린  커피를  가득 담은  질그릇의   푸짐한  피처.
 
옥의 티라면,  그  산장의  주인들이  우리가 기대한  나이  지긋한   농부가 아니고,   담배를  꼬나문 , 우리가   명명한  멋쟁이 마귀 할멈과   신 세대풍의  대 여섯명의 젊은  여자들이  운영하고 있어서,  왠지  농가에서의  느낌이 덜 났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우리들 
 
 
 
손경선 , 2006-08-17 , 조회 2617 , 추천 0 , 반대 0 , 파일수 1 , 스크랩 0
트랙백:  수신불가

김광자
Date 2007-12-03 16:58:37   IP *.152.*.26 +0 -0
잘 보고 갑니다. 융프라우 들러서 알프스는 못보고 이름하나도 못외우는 우리의 여행에 비해 너무 전문적이고 서정적이고 부럽고 해서.. 천천히 자주 보려고 합니다.